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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고뇌에 빠져있는 모습.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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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5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강행에 '법적 대응'으로 불복할 뜻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당의 상임전국위원회가 비대위 전환을 추인한 데 대응 방안을 묻는 공영방송의 질문에 "내가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가처분은 거의 무조건 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시점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들과의 만남을 가져왔다. 이 기간동안 당정에서 크고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징계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문자 내용이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시점부터 이 대표도 SNS를 통해 당정 가리지 않고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세간에서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려는 이유가 이 대표의 당 대표직 복귀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런 풍문에 동조하듯, 이 대표는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있는 절차들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를 놓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처음에는 비대위 체제 전환의 문제점만을 꼬집어 비판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듯한 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5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는 문장 자체가 형용모순"이라며 "선출된 당 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내부총질'이라는 인식이 한심하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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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5일 개인 SNS에 게시한 글 전문. © 이준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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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이준석에 읍소 / 홍준표는 자중 촉구... 결론은 선당후사인가
당의 '비대위 체제' 강행 관련,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당의 더 큰 혼란을 막고자 여당 인사들이 이 대표 '만류'에 나섰다.
대표적 친 이준석계로 알려진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향해 "혼란을 더 크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당이 틀린 길을 가더라도 이쯤에서 당 대표로서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당을 위한다면 분하더라도 한 발 물러나줄 것을 요청했다.
정 최고위원은 "법률가들이 볼 때 가처분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 대표는 당의 대장이기에 대장의 길을 가길 원한다"고 법적 대응을 만류했다.
이어 "국민들이 당의 상황을 다 보셨고,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는지 다 안다"며 "이 대표가 굳이 가처분까지 가서 옳고 그름을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더 큰 혼란을 막기위해 "차라리 가처분을 지는게 낫다"며 "당원들은 식구, 가족인데 가족들이 혼란스럽고 고통받는 것을 어떻게 지켜보냐"고 이 대표를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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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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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의 최근 행보에 적잖이 실망한 듯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를 해보려고 여러 갈래로 노력했으나, 최근의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제 그만 두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 대표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를 당하고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며 "자중하고 사법 절차에만 전념하라고 그렇게도 말씀드렸건만 그걸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 대표쯤 되면 나 하나의 안위보다는 정권과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 하는 모습은 막장 정치로 가자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SNS를 통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긴 했지만,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경우 현재로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 당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이 대표는 현재 '법적 대응'을 위한 법률 자문까지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