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수 진영 ‘용산 단일화론’, 누굴 위한 전략인가

김은해 | 기사입력 2026/04/18 [16:24]

[기자수첩] 보수 진영 ‘용산 단일화론’, 누굴 위한 전략인가

김은해 | 입력 : 2026/04/18 [16:24]

▲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진 = 용산구청)     ©

 

용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는 보수 진영의 ‘단일화’ 논의는 그럴듯한 전략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구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정치 공학에 가깝다. 최근 국민의힘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둘러싼 단일화론이 거론되는 것도 ‘승리만을 위한 결합’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단일화 논의가 현실화된다면 명분이 빈약하다. 서로 다른 강점을 내세우던 인물들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손을 잡겠다는 모습은 유권자에게 정책적 비전이나 지역 발전 구상을 제시하기보다, 단순히 표를 합치기 위한 계산으로 읽힌다. 이는 민주주의 선거의 본질인 선택과 경쟁을 왜곡하는 행위다. 

 

선거는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유권자가 판단하는 과정이어야지, 특정 진영 내부에서 미리 결과를 설계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 문제적인 지점은 현직 구청장의 책임성이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지역에서 발생한 주요 현안, 특히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책임을 다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정치적 연대를 통해 재선 가능성을 높이려는 행보는 ‘책임 회피용 단일화’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권력 유지가 목적이 되는 순간, 행정의 공공성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용산이라는 지역의 특수성도 간과할 수 없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용산은 단순한 기초자치단체를 넘어 정치적 상징 공간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 상징성이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기보다는 중앙 권력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는 곧 자치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지방자치는 중앙 정치의 하위 도구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독립적 영역이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선거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구민의 안전, 생활, 미래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특정 진영의 승리를 위한 계산이라면, 그 결과가 어떻든 지역 사회에 남는 것은 갈등과 불신뿐일 것이다. 

 

용산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의 ‘형식’이 아니라 그 ‘내용’을 따져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메일 : khh9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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