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교차점 프로젝트 : 정만영 X 김유빈》 부산 사투리와 사운드로 세대를 잇다. 낭만시간연구소 ‘세대의 교차점’ 개최

김중건 | 기사입력 2026/04/18 [00:42]

《세대의 교차점 프로젝트 : 정만영 X 김유빈》 부산 사투리와 사운드로 세대를 잇다. 낭만시간연구소 ‘세대의 교차점’ 개최

김중건 | 입력 : 2026/04/18 [00:42]

 부산 동구 초량에 위치한 낭만시간연구소는 4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 《세대의 교차점 프로젝트 : 정만영 X 김유빈》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투리와 사운드를 매개로 세대 간 감각의 차이와 접점을 탐색하는 청년·중견 작가 협업 전시다.

 

 부산에서 쓰이는 말들은 늘 설명보다 먼저 도착한다.

“밥 뭇나”, “와 그라노”, “정구지 좀 더 주소.”

 

▲ 김유빈_차림표, 포맥스에 시트지, 70x50cm, 2026_호출벨, 혼합재료, 9x9x5cm, 2026_실전연습, 영상, 047, 2026 /낭만시간연구소     ©김중건

 

 짧은 한마디 안에 안부와 관계, 그리고 그날의 분위기가 함께 담겨 있다. 뜻을 풀지 않아도 상황과 감정이 먼저 전해지는 언어. 이번 전시는 바로 이 ‘설명 이전의 감각’에서 출발한다.

 

 청년작가 김유빈은 부산 사투리를 단순한 지역 방언이 아니라, 이 도시를 지나온 사람들과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언어로 바라본다. 어디서 흘러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말들이 섞이고 남아 지금의 부산말이 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유빈 작가는 이를 정리하거나 설명하기보다, 그대로 다시 꺼내 놓는 방식을 택한다. 국밥집, 포장마차, 택시와 같은 부산의 일상적 공간을 떠올리며 사투리를 ‘차림표’처럼 구성하고, 관객은 메뉴를 고르듯 말을 선택하고 소리를 듣고 직접 따라 해보게 된다. 이는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그 말이 작동하는 순간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는 경험에 가깝다.

 

▲ 정만영_부전시장 소리풍경-산넘고 물건너, 200 × 75cm, 2026/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프로젝트의 중심축을 이루는 정만영 중견 작가는 국내외 16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 및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소리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사이의 ‘무언(無言)’과 ‘무음(無音)’의 상태를 탐구하는 작업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정만영 작가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감각 장치로 구성한다. 내부 3관에는 전시장 전체를 부직포로 감싸 외부의 소리가 흡수되고 사라지는 ‘소멸의 공간’을 만든다. 관객은 소리가 점차 사라지는 환경 속에서 말 이전의 감각, 무언과 무음의 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반대로 전시장 외벽에는 깔대기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해 거리의 소리들이 한곳으로 모이도록 유도한다. 흩어져 있던 외부의 소음과 말들이 수집되고 집중되는 이 장치는 도시의 언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소리가 사라지는 내부와, 소리가 모이는 외부. 이 대비되는 두 공간은 ‘언어 이전’과 ‘언어의 발생’이라는 두 층위를 동시에 보여주며 전시의 구조를 완성한다.

“소리가 사라지는 공간과, 소리가 모이는 공간—그 사이에서 언어가 탄생한다”는 이번 전시의 핵심 개념이 공간 전반에 구현되어 있다.

 

 김유빈이 ‘이미 사용되고 있는 언어’를 다룬다면, 정만영은 ‘언어가 되기 이전의 상태’를 다룬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두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교차하며, 관객은 언어–관계–무언–소리의 과정을 따라가며 세대 간 감각의 접점을 경험하게 된다.

 

 낭만시간연구소는 매년 청년작가와 기성작가의 협업 전시를 통해 세대 간 감각의 차이와 교류를 탐색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사투리’와 ‘사운드’를 통해 언어와 관계의 형성 과정을 확장된 공간 경험으로 제안한다.

 

▲ 정만영_모이고 내리고 다시 모이는, 가변사이즈, PVC 파이프 외 혼합재료, 2026/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전시명 : 《세대의 교차점 프로젝트 : 정만영 X 김유빈》

 전시기간 : 2026년 04월 18일부터 2026년 05월 03일까지(휴관일 없음)

 관람시간 :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전시장소 : 부산 동구 초량로 79-6 낭만시간연구소

 관람료 : 무료

 주차 : 부산 동구 초량로 75번길 11(무료) 혹은 초량6동공영주차장(유료)에 가능

 

▲ 포스터(세대의 교차점 프로젝트)/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정만영 작가는 소리를 매개로 교육, 설치미술, 사운드워크숍, 지역 리서치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중견 작가다. ‘미얀마’, ‘실상사’, ‘부산 원도심’, ‘중앙동 인쇄골목’, ‘초량 산복도로’ 등 다양한 장소에서 채집한 소리를 기반으로 사운드스케이프 작업을 이어왔으며, ‘실상사 사운드스케이프-소리비’를 정식 발매했다.

 

 김유빈 작가는 부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작가로, KT&G 상상마당 부산 ‘ARTISTART’ 우수상,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야외스케치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상상마당 부산·서울 순회전, 창원아시아미술제, 청년작가 초대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해왔다.

<이메일 : jgkim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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