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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응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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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 인디포커스] 이태훈 기자 = 김순호 경찰국장의 '밀정 의혹'이 다시 붉어지고 있다. 과거 김 국장에게 취조를 받던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증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민주화 · 노동운동 단체들도 김 국장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MBC 취재에 따르면 김 국장이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근무(1989년 8월~1996년)할 당시 구속자가 269명에 달했는데, 이들중 70명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은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역시 관련 법을 몰라 신청을 못했거나, 자의로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시 김 국장이 개입한 공안 수사가 실제로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탄압'이라는 질타가 나온다. 김 국장은 이 기간동안 범인 검거 유공 등으로 6차례의 포상과 함께 경감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심지어 당시 대공분실에 구속된 A 씨는 김 국장이 자신을 회유하며, 댓가로 경찰 특채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경찰서로 이감하기 전인데, (김 국장이) '야, 너도 이참에 화끈하게 전향하면 5급 특채다' 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이하 인노회) 등 노동운동 단체들은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 및 노동운동 단체들을 이적사범으로 몰아 고속승진한 김순호 국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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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노회 등 민주화 · 노동운동 관련 단체들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순호 경찰국장의 포상 박탈과 경질을 촉구했다. © 최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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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김 국장은 1989년 8월 경찰에 특채된 후 홍제동 대공3과에 근무하며 홍승상과 함께 1996년까지 노동운동을 좌경용공으로 호도해 민주화운동 탄압과 관련자 구속에 앞장섰다"고 운을 띄웠다.
이들은 "홍승상은 저서에서 박종철 (열사) 사건으로 대공요원들 사기가 극도로 저하되어 '이대로 앉아서 죽을 수만은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살아남기 위해 사건을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며 "(홍승상이) 1989년 인노회 사건이 신공안정국의 시작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9년 12월 국회에서 제정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 '민주화운동'이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헌법이 지향하는 이념 및 가치의 실현과 민주화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 신장시킨 활동"이라며 "이 법에 따르면 헌법질서를 어지럽힌 당사자는 홍승상 등을 비롯한 대공경찰들이었으나 아직도 그들에 대한 포상과 표창은 박탈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민주화운동 동료에 대한 배신을 넘어 민주헌정질서 확립을 가로막고, 그 대가로 오히려 포상과 고속 승진을 해 지금은 경찰국장으로 임명됐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민주화운동을 좌경용공으로 몰아 그 대가로 표창과 초고속 승진을 한 김 경찰국장을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 국장은 MBC 취재 보도에 대해 (A 씨의 주장은) 날조된 소리라며, 경찰에 5급 특채는 없을 뿐더러 경장 · 경사였던 자신이 특채를 시켜줄 수도, 제안을 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