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권 바뀌면 파리목숨... 정무직 공무원 수난시대(受難時代)

지속적인 사퇴압박에 임기보장 공공기관장 줄줄이 사퇴... 전현희 권익위원장 사퇴시 후폭풍 거셀 듯

이태훈 | 기사입력 2022/08/19 [15:13]

[종합] 정권 바뀌면 파리목숨... 정무직 공무원 수난시대(受難時代)

지속적인 사퇴압박에 임기보장 공공기관장 줄줄이 사퇴... 전현희 권익위원장 사퇴시 후폭풍 거셀 듯

이태훈 | 입력 : 2022/08/19 [15:13]

▲ 김사열 균형위원장(왼쪽), 전현희 권익위원장(가운데),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오른쪽).  © 인디포커스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권익위)도 '강한 사퇴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 작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먼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권의 노골적인 사퇴압박을 받아온 이 부의장의 사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회의 도중 알려졌다.

 

어제(18일) 오전 열린 국회 외통위 회의에서 윤재옥 외통위원장이 민주평통 관계자에게 "이 부의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그렇게 알고 있다"며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이 부의장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정책에 정통한 진보 인사를 정부 요직에 등용하지 않았다"며 "그런 인재가 한 명이라도 임명되기 전까지는 물러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권의 압박이 심해지자 결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의장은 "국내 · 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위치에 있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신임이나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고, 직원들의 고충도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사열 균형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하며 정부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어제(18일) 정부서울청사 균형위 대회의실에서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8월 말을 기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거취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새 정부의 책임 있는 인사가 내정되면, 정권교체기 균형발전정책이 지속성과 추동력을 갖출 수 있도록 권한과 책무를 인계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100일이 지나가도록 책임 있는 당국자 누구도 제 거취에 대한 공식적인 상의를 해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우회적으로 위원회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압력도 가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식물위원회를 만들어놓은 상황인데 물러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 자문위원장 임기에 대한 명확한 법률적 해법을 제시해 더이상 정권 교체기 소모적인 논쟁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정부가 법 개정전 대통령령으로 '지방시대위원회'를 우선 설치한 뒤, 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를 통합하는 '꼼수'를 부리는 데 대해 "이는 양 특별법은 물론,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의 7조인 ‘중복 위원회 설치 제한' 조항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사의를 표명하진 않았지만,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최근 언론에 모습을 비추며 강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전 위원장은 어제(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최근 감사원이 진행 중인 이례적인 권익위 특별감사와 관련해 "감사로 인해 직원들이 다칠 수도 있지 않을까,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제일 두렵고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위원장으로서 가장 강한 사퇴 압박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저에게 주어진 무거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하고 있는 이 일은 죽을 정도로 무섭고 두려운 일"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 위원장을 향해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으로서 정치라는 것을 너무 입에 올리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총리께서 말씀하신 공무원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제가 이런 공개적 발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며 "오히려 한 총리가 감사원에 대한 부당한 정치 탄압 감사를 그만두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이정도면 물러나라'고 한 것에 물러나지 않고 (제가) 계속 부당성을 지적하니, 감사원이 유권해석 감사, 모든 직원에 대한 감사 등으로 (감사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홍장표 전 KDI 원장.  © 공동취재사진

 

지난 7월 사퇴한 홍장표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시작으로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하는 가운데,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정무위) ·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가 보장되어야 하는 정무직 공무원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며, 이는 국정농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메일 : xo95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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