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정치의 본령은 국가를 부유하고 강하게 향상시키며, 국민을 행복하고 편하게 하는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싶다. 그러한 신성한 의무와 책무가 일관된 명제로 부여돼 있다. 주권자인 국민은 자신들을 대리해 한시적으로 그들에게 권한행사를 위임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준엄한 지상 명령이 내포돼 있기도 하다.
특별히 선출직 고위공직자에게 주어진 입법·예산·인사권 등의 권한이 실로 막강하다. 때문에 남용되어서는 결단코 안되는 것이며 공동체를 위해 선용돼야 하는 도덕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럴진대 맡겨진 권한을 사적 치부쌓기와 방탄으로 더럽힐 경우, 그것은 곧장 구성원 모두를 해치는 날선 흉기로 돌변한다. 그리고 많은 것을 짓밟고 허물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거대 야권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국회 탄핵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이후 벌써 30번째 탄핵 발의 총성인 셈이다. 세계 의정사에 흉측하게 남을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듯싶다. 낯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접하는 국민 일반 속내엔 진짜 내란세력이 누구인지 이미 명확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으리라 여긴다.
최근 이재명 대표는 “최 권한대행은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 바란다”는 끔찍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마치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테러를 선동하는 듯싶었다. 아울러 국가를 무법천지의 무정부상태로 만들려고 한다는 의구심마저 강하게 들었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만에 국회 탄핵안 발의에 나섰다.
야당 측 탄핵소추 사유로 "'최 대행이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위헌으로, 국회 권한을 침해했다'는 헌재의 전원일치 판결에도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핵심적인 취지를 이룬다. 이는 "헌재 판단을 행정부가 대놓고 무시하는 것으로, 헌정 유린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와 함께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헌재는 국회 측이 그와 함께 제출한 또 다른 청구 사항인 '마 후보자를 임명하도록 헌재가 직접 최 대행에게 명령해 줄 것과, 지위를 가진 것으로 간주해 달라'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각하했다. 이는 최 대행이 마 재판관 임명에 있어서, 시한을 둔 강제성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애써 모르쇠다.
더욱이 국회는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법률에 대해 현재까지 총 35건을 개정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는 올 2월 발간된 국회사무처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국회의 직무유기가 그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깨닫게 된다. 그런데 최 대행은 여야 합의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마 재판관 임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지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가결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행대행을 맡았다. 황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으로 추천된 재판관을 임명하려 했으나, 민주당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위헌이라며 반발해 무산됐다. 결국 8인의 헌법재판관 심의에 따라 박 대통령이 파면 결정된 이후에야 황 권한대행이 공석인 재판관을 임명했던 것이다.
이제 민주당이 답해야 한다. 그때는 재판관 후보가 자기들 편이 아니어서 위헌이고, 지금은 재판관 후보가 자기들 편이어서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인가? 그래서 탄핵 인용에 필요한 6명의 재판관 확보를 위해 혈안인가? 그것을 제외한 그때와 지금이 도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수적 우위를 앞세운 의회 폭거이자, 치졸한 기만극에 불과할 따름이다.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인디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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