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파멸 대신 상생 택하기 위한 산고일까?

정성태 | 기사입력 2026/04/15 [04:27]

미국-이란, 파멸 대신 상생 택하기 위한 산고일까?

정성태 | 입력 : 2026/04/15 [04:27]

▲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 인디포커스

 

중동은 원유를 비롯한 천연가스 등 막대한 에너지 자원을 쉬임없이 뿜어내는 지역이다. 사실상 세계 경제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에 비견된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이란과 오만 사이의 중요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다. 때문에 정치·외교 및 군사적으로 그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게 된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맞물린 군사력 팽창은 주변국을 비롯한 지구촌 전체를 긴장 상태로 내몰고 있다. 국제사회를 향한 패권 추구 또한 섬뜩할 정도다. 특히 '일대일로'를 명분 삼아 개도국들에게 덫을 놓은 경제적 수탈은 중세 암흑기를 방불케한다. 전랑외교가 낳은 추악한 민낯이다.

 

중국 마수에 빠져 신음하던 여러 개도국의 '반중정서'는 어쩌면 살기 위한 몸부림과도 같다.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국가도 중국과 거리를 둔다. 다만 베네수엘라, 이란 등 독재국가만 결합한다. 중국은 이들 국가를 통한 값싼 원유 확보와 경제·군사 협력 등 중남미 및 중동에서의 세력 확장을 꾀했다. 

 

미국은 중남미와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려는 확고한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미국은 자신들과 인접한 국가이자 막대한 원유 자원을 지닌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 대통령을 기습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다. 미국의 이란 공격도 같은 맥락에서 읽히는 지점이다. 

 

중동 지역을 놓고 펼쳐지는 미-중 패권 다툼에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은 중국을 간접 견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미국이 중국의 정치·경제적 접근을 제한하고, 동시에 에너지 시장과 안보 영역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는 분명한 속내다. 중동은 그만큼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또 다른 의도와 목표도 존재한다. 우선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렬하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균형이 크게 흔들리고,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도 걷잡기 어려운 위협으로 작동할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동 내 이란이 지닌 영향력 분쇄다. 주지하듯 이란은 중동 여러 무장 단체와 테러 조직을 지원하며 지역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이란의 파괴적 확장을 억제하고, 이스라엘 및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동맹국들의 안보를 도외시할 수 없는 현실적 고충 또한 깊었을 것으로 예견된다.

 

결국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궁극적으로 이란을 대화와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 힘의 우위를 통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그런 상태에서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았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그와 함께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군사적 위용을 과시하려는 배경도 깔려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단순한 군사 행동으로 여길 사안은 결코 아닌 듯싶다. 이란발 핵확산 방지, 중동 전략 유지, 동맹국 보호, 테러 위협 해소, 여기에 외교적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복합적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초기 군사 행동은 상당히 제한적인 목표를 겨냥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수세에 몰린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다.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이란의 음험한 도박이다. 그런 가운데 2026년 2월 28일 발생한 미국-이란 간의 전쟁 휴전 협상이 4월 7일 타결됐다. 11일에는 파키스탄에서 종전을 위한 양국 회담이 열렸으나 24시간을 넘기지 못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하는 대(對)이란 해상 역봉쇄를 13일 단행했다. 이란의 계속되는 해협 통제를 무위로 돌리기 위함이다. 즉, 이란의 원유 수출을 비롯해 외부에서 이란으로 들어오는 전쟁 물자 보급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이란의 전쟁 자금줄에 빗장을 채우는 동시에 협상 주도권 차원의 압박이다.

 

이란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투쟁’을 예고했다. 최악의 경우 이란이 군사 공격으로 현상 타개에 나서게 되면 전쟁은 걷잡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그야말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럼에도 양측이 군사적 충돌을 자제한다면 오히려 협상의 동력이 살아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이면에는 종전으로 가기 위한 산고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여기서 긴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완전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왕래 보장이다. 미국 또한 이란에 대한 그간의 경제 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해야 한다. 파괴와 살육 대신 상생의 기운이 임하기를 고대하는 마음 크고 깊다.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이메일 : jst01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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