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십 년간 엄격히 관리해 온 한 시민의 헌신이 400회 헌혈이라는 대기록으로 결실을 맺었다. 13일 오전, 부산 대연 헌혈의 집에서 400번째 헌혈을 마친 최용수 씨의 이야기이다.
최 씨가 헌혈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당시 혈액 질환으로 투병 중이던 지인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평생의 사명이 됐다. 하지만 과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헌혈 초기, 건강 수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경험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최 씨의 삶은 ‘헌혈’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는 최상의 혈액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를 병행하며 철저한 자기관리에 매진했다. 헌혈 주기인 2주 혹은 2달 간격을 지키기 위해 일상의 절제를 반복해 온 노력은, 결국 본인의 건강 증진과 함께 400회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이어졌다.
최 씨는 “헌혈은 시간과 건강이 허락되어야만 할 수 있는 소중한 봉사이며, 건강한 시민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또한 “정기적인 헌혈을 통해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과정 자체가 삶의 큰 보람이자 활력소”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장은 “400회라는 대기록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최용수 씨가 수십 년간 이어온 숭고한 책임감과 철저한 자기관리의 결실”이라며, “그의 변함없는 헌신이 부산 지역사회에 생명 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큰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