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멀리 안 나갑니다. 윤석열 씨

김병건 | 기사입력 2025/04/13 [07:57]

[기자수첩]멀리 안 나갑니다. 윤석열 씨

김병건 | 입력 : 2025/04/13 [07:57]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한 4일 생방송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 인디포커스

 

지난 225,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의 최후 변론이 있었다. 이 날, 윤석열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마지막으로 국민 앞에 서게 되었고, 그가 전한 메시지는 그동안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아닌, 오히려 국민을 향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윤석열은 자신의 변론에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시작했지만, 그의 발언은 결국 70%의 국민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제프 드 메스트르 한 말이 있다. 이런저런 많은 말을 했지만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말은

"Toute nation a le gouvernement qu'elle mérite." (모든 국가는 그 나라가 가질 만한 정부를 가진다.) 이 말은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라고 회자(回刺) 되곤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 진술을 듣는 내내 나의 수준이 저 정도뿐인가?라는 반성을 하기도 했다.

 

아뿔싸 계엄령 선포 당시의 같은 옷을 입고 왔다.

 

윤석열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반으로 나누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국민을 탓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은 탄핵 소추 재판 내내 12.3 불법 비상계엄령 선포 시 대국민 담화 때 입었던 복장 그대로 나타났다. 윤석열은 자신의 심복인 경찰청장 조지호를 혈액암 투병 중에도 억지로 증인석에 불러내어 거짓 증언을 강요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처음부터 진실이나 인간에 대한 존중은 없고 자신의 유불리만 따질 뿐이었다. 경상도 말로 사람 새끼가 아닌 것이다

 

사실 윤석열은 임기 내내 의견이 다른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 노조를 탄압하는 데 권력을 남용했다. 국민이 그를 비판하기 위해 투표를 통해 거대 야당을 만들어 주자, 그는 그 선거 자체가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친구를 선관위 사무총장에 앉히고, 검찰과 경찰, 국정원, 감사원까지 동원해 선관위를 탈탈 털다가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결국 비상계엄령을 명분으로 군까지 동원해 부정선거 주장을 강화하려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종북좌파와 친중 간첩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하며, 이태원 참사 이후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가 북한의 지령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권위주의 지도자의 본질적 특징 중 하나인 진실 왜곡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미셸 푸코가 말한 '권력의 미시적 전략'처럼 단순히 물리적 억압을 넘어서 사회적 관념과 규범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세력이 아닌 모든 세계를 '종북좌파''친중'으로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모든 관념과 규범을 이념 체제로 재정립하고 있었다.

 

진보 쪽 논객인 유시민 씨의 말처럼 빨간 안경을 쓰고 있으니 세상이 온통 빨간색으로 보인 것이다. 윤석열 씨는 재판 내내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며,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어리석다고 주장했다. 헌법 조문에 적힌 계엄령 선포 조건을 무시하고, 살인마 전두환이 주장했던 것처럼 대통령의 권한인 비상계엄령 선포를 사법부가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 장성들과 참모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폭탄 돌리기를 하는 모습은 그들이 만약 내란에 성공했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죽었을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나치의 아우슈비츠 또 다른 광주의 계엄군이 모습을 목도할 뻔했다.

 

윤석열의 최후 변론이 끝난 이후, 중국 정부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에 대한 우려와 불쾌감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윤석열은 파면되어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그 뒤에 남겨진 경제와 외교의 피해는 온 국민이 고스란히 갚아야 할 몫이 되었다. 혼자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대통령 자리에 앉아 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잡고 술주정을 하는 것은 범죄다.

 

국민의 통합을 이루지 못할망정 특정 세대와 성별을 콕 집어 "너희들이 가졌어야만 했던 모든 것을 저기 저 여성들과 좌파 종북 세력들이 뺏어갔다!"며 진실을 날조하고 분열시키지 말아야 했다.

 

윤석열은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 윤석열이 사라져도 남은 깊은 분열의 상처는 여전히 남을 것이다. 2030 세대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로 친구들을 잃은 아픔을 겪으며, 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자신의 파면을 방어하는 이유로 북한 간첩이 연루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금도 이 나라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침에 눈을 떠 아이들 밥을 챙기고, 가게 문을 열고, 일터에 나가 제 할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을 두 번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은 유난히 '권선징악' 스토리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런 일이 현실에선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뿐 아니라 기업과 군대, 관료제 등 다양한 조직에서 여전히 힘을 가진 자들이 더욱 보호받고, 반대로 힘이 없는 사람들은 가혹한 책임을 진다.

 

202544,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리며, 민주주의의 회복을 알렸다. 판결은 불과 22분 만에 내려졌고, 헌법재판관 8인의 전원일치로 이루어졌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간결한 문구는 민주주의의 승리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시민의 승리를 명징하게 증명되었다

 

윤석열 씨의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전두환 ·노태우 내란에 대해서 너무 쉽게 관용했기 때문에 그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나는 44일 점심 식사로 잔치국수를 먹었다. 국수를 한입 물고 지난번 내가 하려다가 하지 않았다는 말 정의는 지각은 해도 결코 결근은 없다라는 말을 다시 믿어보기로 했다.

 

윤석열 씨 멀리 안 가요. 또 만나지는 맙시다

<이메일 : bestpau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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