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권위의 존재이유를 물어본다.

김병건 | 기사입력 2025/01/15 [22:37]

[기자수첩] 인권위의 존재이유를 물어본다.

김병건 | 입력 : 2025/01/15 [22:37]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3일 오후 인권위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던 중 규탄 시위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

 

우리나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존재하고 있다. 인권위 설립은 개인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구다. 우리 헌법 제10조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지난 10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인권위원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까지 70여 년 동안 국회가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경우는 22건에 그친 데 반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2년 반 사이 총 29건의 탄핵 소추안이 발의됐다라면서 극히 비정상적인 행태로 탄핵소추권을 남용하고 있다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또 인권위는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의 행태가 오히려 강압에 의해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에 해당해 국헌문란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내란죄라는 거창한 범죄사건 수사라고 하여 피의자(피고인)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다른 사건들과 차별적 취급을 해서는 안되며 무죄추정의 원칙과 이에 기초한 불구속수사 · 불구속 재판의 원칙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언제부터 국내 정치 현안들이 국가인권위의 주제였는지 모르겠다. 2년 동안 29건의 탄핵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소관일 뿐 인권위의 소관은 아니다. 또한 민주당을 국헌문란단체라고 지적한다. 인권위는 이런 의견을 발표하는 기관은 더더욱 아니다. 더 나아가 내란죄 피의자의 불구속 수사의 원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주권자 국민들은 인권위에 이런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

 

가까운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생각해 보았다. 인권위는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을까? 알았다. 내가 속한 정치 세력, 나를 이끌어 주던 사람들의 인권이 걱정된 것이다.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의 김정은과 연합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엎어버릴 세력이라는 판단이라면 인권위의 행동은 어찌 보면 합리적 행동이다.

인권위 권력자의 옆자리가 아니라 매일매일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 옆에 있어야 한다.

 

나는 작은 노트에 이번 인권위에 안건들을 올렸던 사람들을 기록해 본다.

지난 1999년 해수부 장관에게 한일 어업협상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길이가 65cm에 이르는 일본도를 보내며 할복할 것을 권유하는 편지를 하던 김용원 상임위원·1소위 위원장

 

윤석열 내란에 찬동하고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던 전 성균관대학교 로스쿨 교수 출신의 한석훈 위원, 조계종 봉은사 주지 김종민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 인권증진(?)에 노력했던 이한별 위원

제자들로부터 국가인권위원 사퇴를 요구받고 있는 시립대 교수 강정혜 위원까지

 

작년 5월 신병훈련소에서 가혹행위로 인해서 군 병사가 입소 10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고 1심에서 중대장은 징역 5년 형을 받았다. 국가 인권위가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군 스스로의 개선 노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는 이유로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던 인권위!

인권이 탄압받고 있는 현장에 없는 인권위, 하지만 권력자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인권위.

이제 국가인권위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는 사람은 나 한 사람뿐일까

<이메일 : bestpau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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