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앤초이 갤러리, 41명 작가 참여하는 단체 테마전 '휴먼(HUMAN)' 개최

11월 1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초이앤초이 갤러리 서울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42)에서 개최

김중건 | 기사입력 2023/11/09 [13:19]

초이앤초이 갤러리, 41명 작가 참여하는 단체 테마전 '휴먼(HUMAN)' 개최

11월 1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초이앤초이 갤러리 서울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42)에서 개최

김중건 | 입력 : 2023/11/09 [13:19]

초이앤초이 갤러리는 2023년 11월 10일부터 12월 30일 까지 41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 테마전 ‘휴먼(HUMAN)’展을 개최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으로서 삶과 세상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을 정의하고 또 재정립하고자 하는 시도는 수많은 철학자, 문학가, 예술가들에 의해 인류의 역사 만큼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지구상의 다양한생태계에 미치는 인류의 영향이 점점 더 많은 관심과 연구를 받고 있는 인류세(Anthropocene) 시대에 들어서며, 현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구하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은 어느 때 보다 더욱 절실하다.

 

인간의 삶은 다양한 측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경험은 너무나도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다. 성별, 연령, 성적 취향, 민족, 계급, 건강 및 그 밖의 여러 요소들은 우리가 사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력, 자유 또는 자율성의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의 통제 안팎의 조건들이 개인의 정체성을 결정하며, 최근에는 AI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인간의 정의를 확장하는 논쟁을 더욱더 부추기고 있다.

 

▲ 안창홍  '우리도 모델처럼', Act like a model 3, 1991, Acrylic on canvas, 90.9x72.7cm  © 김중건


개인적인 서사를 통해 사회에 관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안창홍(1952년 출생)은 본 전시에 1991 년작 우리도 모델처럼(1991)을 전시한다. 90년대 컬러 TV 가 대중화되며 정부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조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프리섹스와 같은 표면적인 연대를 내세우며 자유의 허상을 판매하는 정부의 행보는 시각적으로는 자극적이지만 너무나 옅은 감정의 깊이가 우리의 시대정신을 정의하게 되는 사태를 자아 내었고, 작가는그러한 부조리한 사회상을 부각하고 비판하며 해당 작품을 그렸다.

 

비슷한 맥락에서 영국과 유럽의 사회상을 그리는 데일 루이스(Dale Lewis, 1980 년 영국 출생) 또한 자신이 직접 목격하고 겪은 장면과 상황들을 바탕으로 비주류 문화의 면모를 화폭에 담는다.

 

그의 작품은 성노동자, 성 소수자 등 소외 계층의 인물들이 서사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적나라한 유흥의 순간들, 성적인 쾌락, 잔인함과 죽음 등 우리의 삶 속 분명 존재하지만 종종 방관과 부정의 대상이 되는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을 조명한다. 본 전시장 1 층에 자리잡은 신작 Metamorphosis(변신, 2023)는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와 작가가 올해 초 한국을 방문하며 볼 수 있었던 박생광 화백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구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전달한다.

 

루이스의 작품 옆 벽을 차지하고 있는 매튜 스톤(Matthew Stone, 1982 년 영국 출생)의 작품은 기술적, 이론적, 그리고 미적 연구를 지속하는 작가의 끊임없는 고찰을 보여준다. 스톤은 먼저 투명한 유리판 위에 그림을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낸 후, 사진 이미지를 3D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직접 제작한 다른 형태의 이미지들과 콜라주 형태로 합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이미지는 캔버스에 전사되어 물리적인 작품으로 완성된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은 아날로그적 접근법을 현대의 테크놀로지에 접목하여 새로운 형식의 시각 예술을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스톤은 최근 인공 지능 기술을 창작 과정에 활용하여 창작의 경계를 더욱 확장시키며, ‘대상을 재현한다’는 회화의 근본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도모한다. 전시장 1 층에 자리잡은 작품 2 점 Sleep(2023)과 We Need Ceremonies(2023)는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등 작업을 구상할 때 작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회화의 이상적이고 역동적인 인체를 화폭에담으며 작품의 핵심이 되는 인간미에 대한 오마주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정재호(1970 년 출생) 작가의 빛의 연인들 연작은 2019 년 기계비평가 이영준의 기획으로 문화역 284 에서 열린 '전기우주'전을 위해 작업한 것이다. 1950 년대에서 70 년대까지 제작된 한국영화에서 잘라낸 장면들은 밤의 조명과 그 조명속에서 드러나거나 비춰지는 얼굴들을 담고 있다. 

 

1960년대부터 급격하게 진행된 도시화와 더불어 영화의 주 무대는 도시로 이동하였고, 특히 조명의 효과를 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내나 밤의 공간은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주로 한국의 근대화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그리며

건물들의 표면에 스며든 개인과 민족의 ‘삶의 체취’를 포착하는 작가는, 영화라는 매개체를 포착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과거에 남겨진 삶의 모습들을 조명한다.

 

전시의 영상 작업 얇은 천의 얼굴(2023)을 선보이는 최윤석(1981 년 출생)은 생활 속 일화를 소재로 삼고, 실제 삶과 관련된 구체적 사실과 내면적 체험을 예술의 형식을 빌려 재구성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가는 작업의 방법론의 한계를 토로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품으로부터 멀어지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그중 점토로 정체불명의 얼굴을 쉼 없이 빚는 모습을 전시장 내외로 송출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 얼굴을 기다리며(2020)는 기존의 작업 방식과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한데 모아 엮은 종합적인 실험이었다. 이후 최윤석은 조금 더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본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작가 자신의 얼굴에 담긴 자전적인 역사를 반추하며 그 안에 담긴 뒤 틀리고 분열된 초상을 시각화한 영상작품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출신의 마스터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1944 년 독일 출생)는 서점,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장소의 내부를 촬영한 사진작품을 선보이며 현대미술의 대가 중 한명을 자리잡았다. 건축적인 미학,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과 시간성이 담긴 작품으로 전 세계에이름을 알린 회퍼는 그녀의 작업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물사진을 선보인다. 영국 리버풀 길거리에서 마주친 행인들의 모습을 담은 두 작품 Liverpool XV(1968)과 ㅣiverpool XIV(1968)는 영국리버풀에 머물며 촬영기자로 전임했던 작가의 커리어 초기 작품 연작 중 일부로 작가의 작품세계의 변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니엘 피르망(Daniel Firman, 1966 년 프랑스 출생)의 작업은 패러독스, 무의미, 그리고 그 사이의애매모함을 논한다.

 

 작가의 개념주의적 조각은 의도와 실천 사이, 암시와 이해, 말과 행동, 또는 분산과 채집 사이 등 상반되는 영역들 사이의 경계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배치함으로써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규율과 정의에 도전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 Daniel #4 (mini Gathering monochrome rouge) (2023)는 작가의 '채집(gathering)' 시리즈의 일부로 수렵 채집사회 시대부터 이어져온 인류의 행동을 무작위로 쌓아 놓은 오브제들의 무질서함 안에서 질서를 만드는 수단으로 시각화 한다. 이렇게 축적된 오브제들은 하나의 집합체로 정돈되기를 강요 받지만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작가 자신을 본떠 만든 작품 속 인물은 채집을 수행하는 그릇 역할을 하지만, 혼란에 휩싸여 무질서 속에서 동시에 자신을 잃는다. 결국 채집과 분산이라는 상반되는 영역들은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작가가 암시하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알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은 본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인류의 모습은 어떠한 지회화, 조각, 영상, 초상, 추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조건에 대한작가 개개인의 해석을 보여주는 여러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늘날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한다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메일 : jgkim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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