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채우는 들락날락, 문제 해결 의지는 있는가?

·작은도서관을 없애 만든 공간, 15분 도시 취지에도 역행, 속도보다 내실이 필요한 시점... 행정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김중건 | 기사입력 2025/11/12 [13:28]

숫자만 채우는 들락날락, 문제 해결 의지는 있는가?

·작은도서관을 없애 만든 공간, 15분 도시 취지에도 역행, 속도보다 내실이 필요한 시점... 행정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김중건 | 입력 : 2025/11/12 [13:28]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반선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1일 열린 청년산학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형준 시장의 역점사업인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사업을 두고 “성과 중심의 홍보행정으로 좋은 면만 내세우고, 문제점은 감춰진 채 홍보만 남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 반선호 부산시의원  © 김중건

 

 반 의원은 “부산시는 들락날락을 15분 도시의 대표성과로 내세우며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시민이 체감하는 이용 불편, 접근성, 운영 효율성 등은 외면하고 있다”며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실질적 효과를 검증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과 발표회나 홍보자료에는 시민에게 사랑받는 성공적인 사업이라는 표현만 반복되고, 언론과 시민이 꾸준히 제기한 문제점들은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 사업은 박형준 시정의 성과 중심주의가 낳은 전형적인 행정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은 박형준 시장의 15분 도시 핵심 공약으로, 2026년까지 200개소 조성을 목표로 총 3,750억 원(조성비 3,220억 원, 운영비 53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실제 부서 간 협업사업, 콘텐츠 유지비, 미디어 장비 보강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투입 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 의원은 “사업 초기부터 속도전 행정으로 개수를 늘리는 데에만 몰두해 운영 효율성과 시민 접근성, 예산규모에 비해 정책 효과성이 현저히 미비한 점은 간과됐다”며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시는 성과 발표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속되는 지적에 따라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지만, 청년산학국장은 감사 자리에서 추가 조성이나 향후 계획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 의원은 들락날락의 운영 구조 자체가 시민의 일상과 괴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영시간의 대부분이 평일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이 시간대에는 아이들은 학교나 어린이집에 있고 보호자들은 직장에 있어 평일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주말에만 이용이 집중되고, 그마저도 도심권 등 일부 대형 들락날락 시설만 주로 찾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시가 제시하는 이용률과 방문객 통계 역시 집계 방식과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며 객관적 수치로 보기 어렵고, 실제 이용 실태와 괴리가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존의 작은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들락날락으로 전환한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반 의원은 “작은도서관은 주민센터나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생활문화거점이었지만, 들락날락으로 바꾸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생활권 독서문화 기반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가 다시 작은도서관 지원 강화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스스로 정책의 모순을 인정한 것”이라며 “15분 도시를 표방하면서 정작 생활권 거점을 없애는 자기모순적 행정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의원은 또한 “가족친화형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지만, 일부 시설은 수유실이나 기저귀 교환대조차 마련되지 않았고, 유모차 동선이나 안내시설도 미비해 영유아와 보호자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들락날락의 주요 프로그램이 예약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한정된 인원 외에는 참여가 어렵고, 콘텐츠 또한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동일한 프로그램 반복으로 이용자의 흥미와 참여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 2월 부산시가 개최한 ‘들락날락 정책 톡톡’ 행사를 위해 약 2천만 원 규모의 행사용역을 예산심의 없이 기관운영풀경비로 집행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반 의원은 “이는 의회 심의 없이 추진된 전형적인 홍보행정 사례로,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 예산 집행”이라며 “성과 홍보에 예산이 쓰이고, 실제 시민 서비스를 위한 개선에는 예산이 부족한 현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운영비 구조의 비효율성도 지적됐다. 반 의원은 “들락날락이 XR, 미디어아트 등 시각적 체험형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어 장비 유지보수와 콘텐츠 교체·업데이트에 예산이 매년 반복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초기 설치비뿐 아니라 운영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상황에서, 과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계획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안정적인 운영 모델 검증 없이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현 상황은 시민의 세금으로 행정이 실험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 의원은 “들락날락은 행정이 당장의 화려한 시설 조성과 과도한 홍보로 이슈를 만드는 데 급급할 때, 정작 정책의 실질적 효과와 운영의 지속성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이제는 속도보다 내실, 홍보보다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추진의 방향을 시민의 관점에서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고, 이용률과 운영 효율성에 근거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메일 : jgkim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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