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가족 건물 논란…강북구 행정 공정성 시험대

개발제한구역 특례 적용 논란…건폐율·용적률 판단 기준 적정성 쟁점
사용승인 22일 만 종교집회장 전환…허가 단계 행정 검증 책임론 확산

김은해 | 기사입력 2026/03/12 [11:53]

구청장 가족 건물 논란…강북구 행정 공정성 시험대

개발제한구역 특례 적용 논란…건폐율·용적률 판단 기준 적정성 쟁점
사용승인 22일 만 종교집회장 전환…허가 단계 행정 검증 책임론 확산

김은해 | 입력 : 2026/03/12 [11:53]

▲ 이순희 강북구청장. (사진 = 강북구청)     ©

 

서울 강북구 우이동 신축 건물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 용도 변경 문제를 넘어 건축허가 과정 전반의 행정 판단 적정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 기준 적용과 허가 이후 단기간 용도 전환 과정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강북구 행정 운영 방식, 나아가 이순희 강북구청장의 행정 행보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지역사회에 따르면, 논란의 대상은 강북구 우이동 216-8번지에 들어선 신축 건물이다. 해당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이자 개발제한구역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은 녹지 보전과 난개발 방지를 위해 건축행위가 엄격히 제한되고 건폐율·용적률 역시 일반 도시지역보다 낮게 관리되는 것이 원칙이다.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면 이 건물의 대지면적은 266.26㎡, 건축면적은 159.27㎡로 건폐율은 59.82%다. 연면적 231.49㎡ 기준 용적률은 86.94%로 나타났다. 단순 계산상 대지의 절반을 넘는 규모가 건축된 셈으로, 개발제한구역 특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북구 건축과는 개발제한구역 특례 규정을 적용할 경우 용적률 상한을 최대 300%까지 볼 수 있으며 실제 수치는 기준 범위 내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례 적용 여부는 단순 상한치 비교가 아니라 해당 건축물이 특례 대상인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해당 건물이 ‘사무소’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은 일반 건축물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에서 기준 완화는 통상 기존 건축물 증·개축이나 공공시설, 주민편익시설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사무소에 특례 적용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은 사용 승인 이후 급속한 용도 변경 과정에서 더욱 증폭됐다. 이 건물은 2026년 2월 2일 사무소 용도로 사용승인을 받은 뒤 불과 22일 만인 2월 24일 종교집회장으로 표시가 변경됐다. 건축허가 단계부터 실제 사용 목적이 종교시설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예닮교회는 2025년 11월 교회 창립 35주년 기념 행사 홍보 과정에서 해당 건물 사용을 예고한 정황이 확인됐다. 사용승인 이전 시점에 이미 종교시설 활용 계획이 외부에 공개된 셈이다. 교회 기념품에 인쇄된 조감도 역시 현재 논란이 된 건물과 동일한 모습으로 확인되면서 ‘단계적 용도 전환’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허가 단계에서 실제 사용 목적을 숨기고 다른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용도를 변경했다면 위장 건축물로 판단될 수 있으며, 허가 취소나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역시 건축허가 당시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도가 있었다면 행정청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판시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은 특히 전국적으로 위장 건축 사례가 존재하는 가운데 행정을 총괄하는 이순희 강북구청장 가족이 신축한 건물에서 편법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남편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 건축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사무소 허가 후 종교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이 행정 절차를 우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북구의회에서도 이미 관련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도시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노윤상 의원은 해당 건물의 예배당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건축허가 적정성을 질의했고, 건축과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행정기관이 종교시설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허가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개발제한구역은 일반 지역보다 허가 심사가 엄격해야 하는 만큼 실제 사용 목적 확인 책임이 행정기관에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종교시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면 추가 검증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강북구 건축과는 “면적이 500㎡ 미만으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 범위에서 종교집회장으로 표시 변경 처리했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가능 여부와 행정 판단의 적정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허가 당시 실제 목적을 알고도 사무소로 승인했다면 행정 절차 자체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건축허가 이후 단기간 용도 변경이 반복될 경우 유사 사례가 확산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강북구의 건축 행정 전반과 허가 심사 과정의 투명성, 책임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메일 : khh9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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