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북경에서 어릴적 추억을 맛보았네.

인디포커스 | 기사입력 2022/03/05 [13:52]

[기고]북경에서 어릴적 추억을 맛보았네.

인디포커스 | 입력 : 2022/03/05 [13:52]

지금 북경에서 추억을 회상하며 말없이 흘러가는 세월속에 장터국밥이 있어 잠시나마 고국의 외로움을 달래보며 그렇게 또,하루를 보낸다.  © 인디포커스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중국에서 발이 묶여버린 한 기업인이 하는 일을 두고 오 갈수 없어 장터국밥으로 고국을그리워 하며 향수를 달래는 글이다. 편집자]

 

[북경에서 독자]언 땅이 녹으며 버들강아지 피어있는 실개천에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 모래 알갱이 사이에 보일 듯 말듯한 참기름 챙이(참종개)가 생각나는 봄 맑고 깨끗한 물속에 모래와 뒤섞인 몸체는 반만 숨어있어 잡으려 하면 빠르고 미끄러운 몸매를 자랑하듯 빠져나가 버렸던 추억을 이곳 북경에서 회상한다.

 

입가엔 어느새 웃음을 머금게 만든 추억, 잠시 40여년 전으로 돌아가 장터국밥이라는 익숙한 간판에 생각보다 꽤 깔끔한 실내분위기에 맛도 제법 기대된다.

 

손님은 제각각이지만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있다. 잠시 대기하는 사이 눈에 들어온 식사 풍경은 장터국밥에 걸맞지 않은 송이국밥 송이전골.... 그럴싸한 냄비에 삐져 넣은 무우와 시래기 사이로 한켠에 나란히 줄을 선 참기름 챙이가 이쁘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군침이 돌고 소주 생각이 절로 난다. 한 잔 걸치고 빨알간 국물을 한 수저 떠 어서 먹어보니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한국보다 더 한국 맛을 내는 이 맛이 또다시 어릴 적 친구들과 실개천 여울 모래밭에 옹기종기 모여 끓여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 그 친구들이 그리워 연거푸 두어 잔을 마신다.

 

어느새 반쯤 비워진 소주병 옆에는 송이의 깊은 향이 코끝으로 전해지고 나에 손은 전골이 끓고 있는 냄비에 맑은 국물을 한 국자 떠서 맛을 본다. 깊고 진한 향과 담백한 맛은 가히 일품이다.

 

건강식으로 좋겠고, 음주 후 속풀이로 제격, 그래서 이곳이 송이 국밥, 송이 전골이 대표음식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리가 잘되어 있는 식당의 모습이다.© 인디포커스

 

어릴적 아버지를 따라간 시골 장터에 가마솥 사이로 김을 뿜어내며 펄펄 끓고 있는 국밥은 그 시절 최고의 음식이었죠. 그 시절 먹던 그 국밥에 더 값진 음식으로 개발한 것이 송이 국밥입니다. 백두산 품 안에서 백년송 향기를 머금고자란 송이를 채취하여 사용하고 늘 엄선된 재료와 사골육수를 정성껏 끓여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모시고 있습니다라고 오수복 사장은 말했다.

 

송이 국밥은 국밥이라고 하기엔 무색할 정도로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가장 깔끔하면서 맑은 탕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과 칼칼함이 정말 일품이다.

 

무우에 배어있는 시원함과 단맛이 송이 향의 그윽함을 더 받쳐주며 일류 요리에 견줄만했다.

반쯤 비운 밥을 남아있는 국물에 말아 입안에 넣을 때 감기는 맛은 어느새 국물 한 방울 없이 뚝배기 하나를 비워냈다.

 

 

 

<이메일 : khh9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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