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 선생은 2017년 초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최근 몸 상태가 나빠지셨고, 지난 28일 오전 5시 48분께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노제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를 비롯해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원혜영 의원, 임수경 전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장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함께 했다. 38도가 넘는 폭염에도 시민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오후 3시께 유족 대표이자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59) 씨가 고 박정기 선생의 영정을 단상에 올리며 시민장이 시작됐다.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사랑방인 서울 동대문구 '한울삶'에 들렀다 노제장소에 도착했다. 큰 아들 종부(59) 씨와 딸 은숙(55) 씨, 아내 정차순(86)씨 등 유족들은 유가협 회원들과 함께 시민장을 지켜봤다.이날 사회를 맡은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고인이 아들을 대신해 민주열사로 30여 년간 목청껏 불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현주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박정기 선생의 민주화 투쟁 악력을 공유했다. 박정기 선생은 공무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다, 막내 아들 박종철 열사가 1987년 1월 14일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고문에 목숨을 잃은 뒤,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남은 생을 바쳤다.
이 사무국장은 “항상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최선봉에 계셨던 아버님이 그립다”며 “마지막 염원이었던 ‘민주 유공자 예우법률’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막내아들 곁으로 떠나셨다”며 눈물 지었다.장례위원장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아들을 대신해서 함께 투쟁해 오신 우리의 큰 동지였다”라며 “먼저 간 박종철 열사와 살아생전 못한 이야기 나누시고,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우리 민중의 이야기를 박 열사에게 전해달라”는 조사를 남겼다.
시민들을 대표해 조사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종철 열사 죽음 이후 아픔을 딛고 30여 년 민주화에 헌신하신 아버님의 삶을 생각하면 맘이 아려온다”라며 “87년 6월 이후 민주화를 위해 피흘려온 모든 아들들은 바로 아버님의 자식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사에 나선 박종철 열사의 형 종부씨는 “아버님께서는 착한 종철이를 빼앗아간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맞서 온몸을 던지셨다”라며, “아버님. 막내 보셨는교? 막내가 뭐라 카는교? 고생하셨다고 고맙다고 이제 좀 쉬시라 말 하던기요. 막내 보니까 좋은교”라며 눈물을 지었다.
유족과 시민들은 종부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눈물을 흘렸다.한편, 30일부터 서울시청 광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차려졌다. 31일까지 양일간 2,500명(장례위원회 추산)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뜻을 기렸다.
장례위원들과 유족들은 서울광장 노제를 마친 뒤,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들러 고인의 한을 위로했다. 많은 시민들의 추모 속에 떠난 고인은 이날 오후 5시 경,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된다. 아들 박종철 열사 바로 옆에 묻히게 된다. <저작권자 ⓒ 인디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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