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00년대생 작가들이 묻는다, 당신의 ‘흔한 적’은 무엇인가?
우리 가까이에 너무 익숙해져 알아차리지 못하는 ‘적’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흔적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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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시간연구소. 포스터(흔(한)적 © 김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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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2000년대생 작가 강윤주(2000년생), 김주은(2001년생), 김세림(2005년생)이 이 질문을 각자의 회화로 풀어낸다. 세 작가가 참여하는 《흔(한)적》은 오는 8월 8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동구 초량의 독립예술공간 낭만시간연구소에서 열린다.
《흔(한)적》은 ‘흔한 적’과 ‘흔적’이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출발한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너무 익숙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불안과 상처, 그 이면의 존재를 ‘흔한 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지나간 뒤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세 작가의 회화를 통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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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주_Stand still1,2026,Oiloncanvas,24.2x33.4cm/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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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공기와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 예감에 주목한다. 직접적인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보다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경계의 순간을 붙잡으며, 불길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장면을 그려낸다. 관객은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지만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화면 앞에서 작가가 포착한 긴장과 예감의 감각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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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림_바라본 끝에는 No.5, Oil on Canvas, 40.9X31.8 (cm), 2026/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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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림은 꿈과 기억처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형상과 감각을 화면에 옮긴다. 순간적으로 시선을 붙잡은 이미지와 기억의 파편들은 서로 어긋나고 겹쳐지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놓인 듯한 장면으로 나타난다. 분명 어딘가에서 본 듯하지만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형상들은 꿈의 잔상처럼 화면에 머물며 관객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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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은_발등_2026_oil on canvas_45.5x45.5cm/낭만시간연구소 © 김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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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은은 가정이라는 사적인 공간에 감추어진 폭력과 그 흔적을 바라본다. 작가는 ‘가해’를 인공적인 빛으로 표현해 화면 속 상처와 흔적 위에 비추고, ‘방관’의 위치를 사건을 지켜본 집과 그림 앞의 관객에게까지 확장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타인의 상처에 대한 연대와 동시에 지극히 사적인 영역을 들여다보는 데서 오는 당혹감을 함께 경험하기를 바란다.
세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의 작업은 쉽게 설명되지 않거나 지나쳐버린 것, 혹은 애써 감추어온 것들이 우리 안에 어떤 흔적으로 남는지를 함께 묻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의 예감에서 꿈처럼 남은 형상, 이미 일어난 사건의 상처까지 서로 다른 시간의 흔적이 하나의 전시 안에서 만난다.
그리고 전시는 다시 관객에게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무엇을 ‘흔한 적’으로 마주하고, 그 자리에는 어떤 흔적이 남는가.
이번 전시는 낭만시간연구소의 신진작가 공모 프로그램인 ‘2026 낭만!처음,전시.’를 통해 마련됐다. ‘낭만!처음,전시.’는 자신의 작업세계를 만들어가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전시를 통해 작업을 관객과 만나게 하는 공모 프로그램이다.
낭만시간연구소는 2024년 부산 동구 초량에 문을 연 독립예술공간으로, 청년·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전시부터 중견작가의 새로운 시도와 실험, 지역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는 기획까지 다양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흔(한)적》은 2026년 8월 8일부터 8월 23일까지 부산 동구 초량로 79-6 낭만시간연구소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은 네이버 사전예약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