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수소혁명 이야기 2

정승욱 | 기사입력 2023/09/24 [18:40]

탄소중립수소혁명 이야기 2

정승욱 | 입력 : 2023/09/24 [18:40]

  

 

탄소중립수소혁명 이야기 

 

수소경제의 핵심은 그린수소를 석유 에너지 처럼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에너지가 전혀 투입되지 않거나, 극소량 투입된 것을 그린수소로 여긴다. 현재까지 그린수소 생산에 가장 근접한 생산 유형이 수전해 방식이다. 전기로 물을 분해에 수소를 생산한다. 화력으로 만든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탄소중립 측면에서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은 좋은 대안이다. 보통 300MW 이하의 일체형 소형원전을 가리킨다. SMR은 출력조절이 쉽고 응용범위가 넓어 분산형 발전으로 적합하다. 이미 미래형 에너지원으로 여러나라에서 급부상 중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 이전 한국형 SMR 설계를 끝낼 계획을 갖고 있다. 2019년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했고 국회에는 SMR 포럼이 설치됐다. SMR 글로벌 시장은 203565~85GW에서 20502000GW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2006년 신설한 원전기업 테라파워를 통해 SMR 개발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규모에 관계 없이 시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원자력에 대한 반대운동과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 때문에 개발이 늦어졌다.

 

저렴한 그린수소의 공급은 수소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소 1가격을 현재보다 80%가량 낮춰 1달러선에 공급하고, 일본은 2050년까지 수소 가격을 12달러 내외로 낮출 계획이다. 수소에너지 관련, 세계적 흐름을 보면 2050년에 이르러 수소가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승용차 4억대와 상용차 2,000만대가 수소에너지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유엔 세계수소위원회 전망).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에너지 시장 규모 또한 2.5조 달러(2,940조 원)에 이르고, 일자리 또한 3,0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해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류는 이제 100년에 한 번 오는 에너지혁명의 출발선에 있다. 수소는 저장이 가능해 원거리 수송이 쉽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가 부족한 국가들은 에너지를 수소로 변환해 수입할 것이다. 배터리(전기)와 연료전지(수소) 기술은 상호 경쟁하면서도 공존할 것이다. 연료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운송에, 배터리는 효율이 높아 단거리 운송에 쓰일 것이다.

 

지난 2000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풍력, 수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여년 간 탈원전에 200조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가정용 전기요금은 10년 사이 150%나 뛰었다.

반면 전체 발전량의 75%를 원전으로 충당하는 프랑스는 원전 설치에 공을 들였다. 프랑스 전기요금은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원전은 CO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의 탄소배출량도 독일의 1/10 수준이다. 프랑스는 전기 수출로 연간 30억 유로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량의 화석연료를 쓰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높은 수출 의존도, 70%가 넘는 산악지형 국토인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자연환경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취약하다. 선진국들이 신·재생에너지 핵심 기술을 선점해 후속 개발로 얻을 이익도 불확실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충에 3년간 8조원을 쏟아부었지만, 발전량은 201839.5TWh에서 202047.3TWH로 늘리는데 그쳤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에서 9%2%포인트 늘었을 뿐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수소경제 인프라는 열악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수소 전기차는 4,194, 미국은 2,089, 일본은 644대였다. 선진국에 비해 많은 수소차량을 보급했다지만, 이는 표면적인 수치일 뿐이다. 본격 확산 국면에 들어가면 전혀 달라질 것이다. 게다가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이 부족하고, 수소차 보급에 필수적인을 수소충전소 또한 극히 취약하다. 2019년 기준 미국, 일본의 수소충전소의 수가 각각 68개소, 114개소인 반면, 우리나라의 수소 충전소는 34개소에 그쳤다. 2030년 미국은 수소 충전소 1만개 이상, 일본은 5000개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정부나 기업들은 수소에너지에 명운을 걸고 있다. 정부는 수소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청정수소인증제(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도입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85% 감축하겠다는 선언한 SK그룹은 수소사업에 가장 앞장 서고 있다. 2025년까지 액화수소 28만톤을 생산하고 수소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형성할 계획이다. SK E&S를 중심으로 액화수소를 생산한고 SK이노베이션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구상하는 수소사업 규모는 202530조원 수준이다. 효성그룹은 미국계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와 수소액화플랜트를 짓기 시작했다. 울산에 건설중인 공장에 들어가는 돈만 3000억원이고, 효성은 2023년까지 연간 13000톤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제철소의 부생수소를 생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소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든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만 76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10년간 집중 투자를 통해 연간 수소차 50만대 생산으로 매출 25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다음번 칼럼은 전기차와 수소차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한다.

 

 

 

<이메일 : jswook843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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