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탄소중립수소혁명 이야기 1회

정승욱 | 기사입력 2023/09/20 [13:03]

[칼럼] 탄소중립수소혁명 이야기 1회

정승욱 | 입력 : 2023/09/20 [13:03]

  수소경제가 쉽게 뿌리 내리지 못하는 이유와 전망

 

 

  수소 경제의 핵심 물질인 수소는 원자번호 1, 원자량 1의 원소이다. 분자 중에서 가장 가볍고 물이나 유기화합물의 구성체로 존재한다. 수소는 연소해도 CO를 비롯한 오염원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부산물로 물만 생성하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에너지 효율도 우수하다. 수소는 화석연료의 3배 이상의 연소에너지를 가진다. 즉 탄소(C)보다 3배 효율이 높다는 말이다. 상온 및 상압에서 무색무취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무한한 물질이 수소이다. 특히 석유 등 광물자원은 지역적으로 편중되었지만, 수소는 지구나 우주 어디에도 공평하다. 다만 기술만 가지면 어느 나라나 소유할 수 있다. 수소에너지는 인간다운 세계를 되찾는 꿈의 물질이다.

 

  그러나, 보급이나 확산은 느리기만 하다.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수십년전부터 수소의 이런 특성을 실제 에너지 현장에서 실현코자 했으나, 거듭 실패했다.

 

  그 이유는 첫째, 수소는 매우 다루기가 어려운 물질이다. 액화 수소는 엄청난 압력과 함께 영하 253도까지 낮춰야 액화된다 이런 이유로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수소의 저장, 보관, 운반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수소는 최종 소비 단계에서 대기오염 물질이나 CO를 배출하지 않지만, 공업용 연료용 수소제조 공정에서 다량의 CO를 배출하고 있다. 이른바, 블루수소(개질수소 내지 그레이 수소)의 제조이다. 분명한 것은 그린 수소(제조공정에서 탄소에너지가 투입되지 않는 수소)를 값싸고 원활하게 제조 공급하는 단계로 옮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인류는 석유, 천연가스 및 석탄 등을 대체하는 대량의 저렴한 수소원을 찾아낼 수 없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로는 미흡하다.

 

  다행히 최근 들어 대량의 수소를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천연가스를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로 처리해 블루수소나 그린 청록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저렴한 수소 에너지원을 대량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완전한 수소경제로 옮아가는 중간단계가 블류수소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빈 살만이 한국 기업과 손잡고 하려는 것은 바로 CCUS 기술이다. 석유나 가스를 수소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궁극적으로 탈탄소 사회를 만드는 것이 빈 살만의 1차 목표이다.

 

  197114GT(giga ton)이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에 이르러 30GT으로 추정되었다. 40년 동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과거에 없었던 엄청난 오염원이 쏟아진 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우려한다. 이대로 가면 2050년 무렵 온실가스 배출량이 55GT에 달해, 지구 평균기온이 6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또한 21세 말 기온이 20세기 말(1986~2005)에 비해 최 4.8 오르고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 온난화가 가속화 되자, 201512월 파리 21차 유엔기후변 화협약 당사국총회COP²에서 195개 당사국이 만난 이후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소 연료전지차, 수소 연료전지 발전 등 수소 활용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반면, 수소 생산, 저장·운송 기술 및 수소충전소 등 주요 인프라는 주요국에 대비해 너무 부족하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보급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소 활용과 인프라 확보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의 밸류체인이 조성되어야 비로소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우리나라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집중했다. 그러나, 아무리 태양광, 풍력발전 등이 보급되어도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의한 전력량 변동이 심하다. 즉 전력 품질이 불량하면 아무리 풍부해도 쓸 수 없다. 그리고 일정 시간에 많이 발전된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전력계통이 부족하다. 제주지역에서 블랙아웃이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이유는 전기 생산만으로는 안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탈원전을 외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와 동시에 원전 없이도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만 한다.

 

  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수소혁명에서 탈탄소화의 여정 끝에 수소가 있다고 했다. 즉 에너지의 끝은 수소라는 말이다.

 

  향후 수소혁명 핵심은 어떻게 저렴한 수소를 대량으로 수요에 대응하느냐에 있다. 철강 조선 화학 반도체 등 에너지 다소비 공업에 소요되는 화석연료 에너지를 대체하는 수소를 어떻게 만들내느냐 이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그레이 수소이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개질해 만들어 낸다. 또한 개질 공정에서 배출되는 CO를 포집 저장 활용하는 CCUS 기술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소 생산 기술의 궁극은 그린수소이다. (HO)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이다. 독일과 일본, 미국 세 나라가 보유한 기술이다. 이는 아직 상용화 하기에는 경제성이 부족하고, 효율도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수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지만, 완전히 실용화 하기에는 향후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다.

 

  수전해에 들어가는 전기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도 중요하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해 CO를 내뿜는 화력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린수소 생산에 CO배출이 없는 전기를 이용해야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다음번 칼럼은 기업의 수소에너지 개발 현황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필자 = 정승욱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 정치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도쿄특파원, 문화 선임기자를 거쳐 현재 인디포커스 기자로 재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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